겨울을 지나

한아진

언젠가 행복에 가득 차 환하게 웃던 우리가 분명 여기에 두었는데, 하고 까먹은 물건처럼 자꾸 희미해져 가. 나의 눈은 점점 웃음을 잃어가고, 너의 입은 더 이상 사랑을 말하지 않게 될 것을, 여름이 지나면 곧 겨울이 오게 될 것을, 일찍 알았어야 했을까. 너도 나처럼 조금 긴 밤을 보내지 않을까. 너를 염려하지만, 나는 두려워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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